이전 글에서 투자 전략의 성과를 평균-분산(Mean-Variance) 그래프에 나타내어 비교해 보았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자산, 포트폴리오, 또는 투자 전략의 특성과 상대적 성과를 한눈에 파악하기에 유용한 도구입니다. 살펴본 7개 전략 중에서는 4. 저밸류 성장과 7. 고밸류 저성장 전략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이전 글: [데이터 분석 부록 B3] 투자 전략을 평균-분산 그래프로 비교해 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평균-분산 그래프의 다른 주된 용도는 여러 전략을 선형적으로 혼합한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나타내어 분산 투자 효과를 해석하는데 활용하는 것입니다. 전략의 선형적 혼합은 고정 비율 리밸런싱을 가정한 분산 투자를 의미합니다. 참고: 자산, 포트폴리오, 그리고 투자 전략은 성과 분석의 관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SPY는 주식형 자산이면서, 500여 주식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이면서, 주기적 또는 비주기적으로 시총을 고려하여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투자 전략입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두 투자 전략의 선형적 혼합은 두 전략이 위치한 두 점을 잇는 선으로 나타납니다. 두 전략의 상관성에 따라 직선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곡선 또는 꺾인 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두 전략의 분산 투자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상관성은 상관 계수와 같은 수치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략 간 상관성을 계산하는 방법의 하나인 피어슨 상관 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로 7개 전략의 관계를 살펴보고, 전략의 혼합 효과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피어슨 상관 계수 구하기
전략 간 상관성을 계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공분산(covariance)으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관 계수는 -1 ~ +1 사이의 값으로 정규화한 공분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관 계수는 수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합니다. 이 글에서는 상관 계수를 사용합니다.
다음 그림은 월별 수익률로 피어슨 상관 계수를 구하는 데이터 시트입니다.
왼쪽 데이터 시트와 같이 CORREL() 함수를 이용하면 피어슨 상관 계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조건부 서식을 적용하여 수치에 따라 배경색이 달라지도록 설정하는 화면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형 전략 간에는 낮은 상관 계수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 예에서는 최소 0, 중간 0.5, 최대 1로 설정하였습니다.
표 하단에 평균을 계산해서 넣은 최종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코스피와 5. 고성장이 다른 전략과의 평균 상관 계수가 낮았습니다. 이 두 전략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 때 변동성 감소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을 거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코스피는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두 전략 간의 상관 계수를 살펴보면, {코스피, 4. 저밸류성장}과 {코스피, 7. 저밸류 고성장}이 모두 0.69로 가장 낮았지만, 자산 배분 관점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높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7. 저밸류 고성장은 2번과 5번 전략을 융합한 것인데, 이 두 기초 전략 간 상관 계수는 0.70으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6. 마법 고성장은 1번과 5번 전략을 융합한 것으로 이 두 기초 전략 간 상관 계수도 낮은 편인 0.74였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4. 저밸류성장과 5. 고성장의 상관 계수 역시 0.73으로 낮은 편이니, 이 두 전략을 융합하여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보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투자 전략의 선형적 혼합 (분산 투자)
4. 저밸류성장과 5. 고성장을 선형적으로 혼합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어 보겠습니다. 선형적 혼합은 여러 전략을 개별 자산으로 간주하고 분산 투자하는 것입니다.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하나의 전략으로 만드는 융합과는 다른 결합 방식입니다. 두 전략의 상관 계수는 0.73이므로 분산 투자 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가 발생하는지 살펴봅니다. 참고: 융합(fusion)은 제가 개인적으로 쓰는 용어입니다.
투자 비중이 주어지고 월별 고정 비율 리밸런싱을 가정하면, 월별 수익률을 이용하여 혼합 포트폴리오의 표준 편차와 평균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왼쪽 데이터 시트는 4번과 5번 전략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의 표준 편차를 구하는 예입니다. 셀 BI12에 4번 전략의 비중이 2% 단위로 기입되어 있습니다. 셀 BK12는 이 비중을 이용하여 ARRAYFORMULA() 함수로 배열 연산하여 표준 편차를 구합니다. 수식에서 마지막 √12는 월 표준 편차를 년 표준 편차로 환산하기 위해 곱한 것입니다.
오른쪽 데이터 시트는 동일한 방식으로 1년 평균 수익률을 구하는 예입니다. 셀 BV12는 월 수익률을 년 수익률로 환산하기 위해 12를 곱했습니다.
생성한 혼합 포트폴리오를 기존 평균-분산 그래프에 함께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4. 저밸류성장과 5. 고성장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는 투자 비중에 따라 평균 수익률은 가중 평균이 되지만, 전략 간 상관성에 의해 약간의 변동성(표준 편차) 감소 효과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일 변동성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다면 혼합 포트폴리오의 궤적은 직선으로 나타납니다.
6. 마법 고성장은 두 전략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4번과 5번 전략을 반반 섞은 듯한 위치입니다. 하지만, 4번 + 5번 전략을 적절히 조합하면, 6번 전략과 동일한 수익률을 더 낮은 변동성(위험)으로 얻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번과 5번 전략 간의 상관 계수는 꽤 높았음에도 혼합 효과가 미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리하며
투자 전략의 상관성을 피어슨 상관 계수로 살펴보는 방법과 두 전략을 혼합하여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는 예를 살펴보았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마치 만화 드래곤 볼에 나오는 (현실에서는 살짝 고장 난) 드래곤 레이더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드래곤 레이더는 찾아야 하는 드래곤 볼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가면 있는지 알려줍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또는 고려하고 있는 전략의 위치에서 어떤 전략(자산 또는 포트폴리오일 수도 있습니다)을 고려하면 어디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지 추정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략 간 상대적 관계를 살펴보면, 투자자는 옮겨가고자 하는 방향에 있는 전략과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1차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고, 해당 전략의 핵심이 되는 요소를 일부 차용해서 융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잡담 - 유용한 지식과 노력
통계학적으로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또는 철학)과 관련하여, 연재 글로만 70여 편을 썼고, 연재 글을 모아 두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제 연재 글을 읽으면서 통계학적 관점으로 투자를 바라보는 사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쉽습니다.
인터넷상으로 제 글을 빠르게 읽어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차근차근 공부해서 지식으로 전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그다지 많지 않을 듯합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도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커버드콜과 같은 별 쓸모없는 상품에 장기 투자하라고 권하는 현실이니, 상황 그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기회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학이나 영어 교과서를 한 두 번 읽어 전부 이해하는 천재를 현실에서 찾기란 어렵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런 천재가 아닙니다. 지하철 출퇴근 시간에 휴대폰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20시간 시청한다고 누구나 엑셀을 충분한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스프레드시트 사용에만 1,000시간 이상을 쓴 듯 하지만, 아직도 배워야 하는 것이 많습니다.
어떤 종류의 지식은 습득하고 활용하는데 상당한 수준의 의식적인 노력이 장시간 필요합니다. 제 연재에서 소개하는 내용도 이러한 종류의 지식이고, 여러분이 현실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지식 대부분이 그러합니다. 쉽게 얻을 수 있으면서 유용한 지식은 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목록: 자산 배분 분석 방법과 사례 글 모음 [목록]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기를 권합니다)
참고 서적: <왜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걸까? -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통계학적 시각>, <구글 시트로 시작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 오렌지사과의 불친절한 워크북>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데이터 분석 부록 B3] 투자 전략을 평균-분산 그래프로 비교해 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 [데이터 분석 부록 B2] 투자 전략의 최근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 [데이터 분석 부록 B1] 투자 전략의 벤치마크 대비 누적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 구글 시트로 시작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오렌지사과의 불친절한 워크북) 출간에 부쳐 (샘플북 포함)
- 배당과 주객전도 2 (배당성장과 ETF, 그리고 환율)
- S&P 500 국내 ETF는 무엇이 좋을까? (국내 상장 ETF 9종 비교와 분석)
- 나스닥 100 국내 ETF는 무엇이 좋을까? (국내 상장 ETF 5종 비교와 분석)
- 한국인은 커버드콜 ETF에 장기 투자해도 좋을까? - 커버드콜 ETF에 대한 글 모음
- 초단기 채권 ETF가 좋을까? RP/발행어음이 좋을까? (파킹용 단기 자금)
- 당신이 JEPI/JEPQ를 사면 안되는 이유 (해외 상장 인컴 ETF의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주식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이터 분석 부록 B3] 투자 전략을 평균-분산 그래프로 비교해 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1) | 2025.02.10 |
---|---|
[데이터 분석 부록 B2] 투자 전략의 최근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0) | 2025.02.09 |
[데이터 분석 부록 B1] 투자 전략의 벤치마크 대비 누적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자 (구글 시트 편, feat. 퀀트 투자) (1) | 2025.02.08 |
배당과 주객전도 2 (배당성장과 ETF, 그리고 환율) (1) | 2025.02.02 |
배당과 주객전도 1 (배당과 배당락, 그리고 계좌이체) (2) | 2025.02.02 |
국내장 소형주 퀀트 투자 결산 (2025년 1월) (0) | 2025.01.29 |
[데이터 분석 부록 A3]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인출식 투자 성과 추정 (구글 시트 편) (1) | 2025.01.19 |
[데이터 분석 부록 A2]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적립식 투자 성과 추정 (구글 시트 편) (0) | 2025.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