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2024년 8월 13일에 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다우존스 미국배당 100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이하 KODEX 미국배당)를 상장한다고 합니다. 이로는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총 4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관련 기사: 삼성운용, 美배당다우존스 ETF 내주 출시…총보수 '연 0.0099%' [연합인포맥스]
삼성자산운용은 기존 3사의 상품과 차별화를 위해 KODEX 미국배당의 분배 기준일을 15일로 두려고 합니다. 대개의 ETF는 월말이 분배 기준일입니다. 분배금(배당금)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에게 분배일이 다른 상품을 제시하여 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에 대응하여 자사 상품 중 하나인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이하 TIGER 미국배당+3%) 분배 기준일을 15일로 변경한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ETF’ 분배금 지급 기준일 매월 15일로 변경 [파이낸셜뉴스]
커버드콜 전략을 가미한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이하 KODEX 미국배당+10%)를 이미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이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가 무엇일지 관련 데이터로 추정해 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분석 기간,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품입니다. 해당 상품은 글의 설명과 다를 수 있습니다.
Dow Jones U.S. Dividend 100 지수 추종 ETF
시장 대표 지수가 아니면서 ETF 종류가 다양한 경우는 그다지 흔하지 않습니다. SCHD의 기초 지수인 Dow Jones U.S. Dividend 1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는 3종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커버드콜 전략을 가미한 상품이 3종 더 있으며, 환헤지 전략을 사용하는 ETF도 1종이 있습니다.
아래는 이들 ETF를 시가 총액 순으로 나열한 것입니다. 데이터 출처: 국내증시 - ETF [네이버페이 증권] (2024년 8월 9일 기준)
ETF 명 | 상장일 | 시가 총액 (억원) | 펀드 보수 |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 2023. 6. 20. | 11,594 | 0.01% |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 2023. 6. 20. | 6,926 | 0.39% |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 2022. 11. 15. | 6,008 | 0.01% |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 2021. 10. 21. | 3,836 | 0.01% |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 | 2023. 3. 21. | 1,716 | 0.05% |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 2023. 6. 20. | 570 | 0.39% |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 | 2024. 5. 28. | 493 | 0.39% |
펀드 보수를 보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 또는 환헤지 전략을 쓰지 않는 일반 ETF의 펀드 보수는 모두 0.01%입니다. KODEX 미국배당도 이에 준하여 0.0099% ≒ 0.01%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2024년 5월 28일 삼성자산운용은 10%의 높은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KODEX 미국배당+10%를 출시했습니다. 참고: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 (삼성자산운용의 자존심은 회복될 수 있을까? 포장을 바꾸어서 팔아보자!)
분배 프리미엄 비율이 높으니, TIGER+7% 수준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장된 지 2달이 조금 넘는 시점이기에 평가하기에 이르긴 하지만, 아마도 기대보다 미흡한 상황으로 판단한 듯합니다. TIGER+7%는 물론 TIGER+3%보다도 시가 총액이 작습니다.
관련 ETF의 시장 추세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관련 7종의 ETF의 시가 총액 추이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데이터 출처: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세로축은 1억원 단위의 로그 스케일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를 KINDEX 미국고배당S&P라는 이름으로 2021년 10월에 출시했습니다. ACE 미국배당은 상장 후 1년간 시가 총액이 1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이후 1년 정도는 답보 상태였습니다. 참고: 이후 KINDEX는 ACE로, 미국고배당S&P는 미국배당다우존스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은 2022년 11월에 출시되었는데, 이때 내세운 전략이 당시로서는 낮은 0.15%의 펀드 보수와 월배당이었습니다. ACE 미국배당은 분기 배당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신한운용, 월배당 버전 국내판 SCHD 출시···한투운용 SCHD ETF는 ‘경고등’ [시사저널이코노미]
SOL 미국배당의 시가 총액은 상장한 후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을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습니다. SOL 미국배당은 출시한 지 4개월도 되기 전에 ACE 미국배당의 시가 총액을 넘어섰습니다. ACE 미국배당도 보수를 낮추고 월배당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관련 기사: 한투운용 ‘ACE 미국고배당S&P ETF’, 월배당으로 바뀐다 [헤럴드경제]
ACE 미국배당이 보수를 낮추고 월배당으로 전환한 시점이 TIGER 미국배당이 출시된 시점이었습니다. TIGER 미국배당의 출시 당시 펀드 보수는 0.03%로 경쟁사보다 낮았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을 가미한 TIGER 미국배당+3%와 TIGER 미국배당+7%도 함께 출시했습니다. 관련 기사: 미래에셋운용 美고배당 ETF 출시…신한운용과 본격 경쟁 [한국 경제]
TIGER 미국배당의 시총은 출시 초기 3천억이었습니다. ETF의 시총은 투자가의 매수 금액이 아니라 설정액입니다. 3천억원치에 해당하는 상품을 미리 구비해 놓고, 리스 사업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후 시총이 늘어나는 것은 보유 자산의 주가가 상승하는 영향도 있지만, 고객의 대여 요청이 늘어나서 (ETF를 매수해서) 상품을 추가로 들여놓기 때문입니다. 참고: ETF를 사면 주가가 오를까? (자산운용사의 ETF 상장 수량 변경)
TIGER 미국배당의 초기 시총 3천억원은 당시 SOL 미국배당의 시총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배당을 SOL 미국배당 수준으로 판매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 것입니다. 물건은 많이 들여놓았는데, 대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 ETF인 TIGER 미국배당+3%와 TIGER 미국배당+7%의 초기 시가 총액은 100억원이었습니다. 이 두 상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기대가 낮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TIGER 미국배당의 초기 시가 총액 3천원치가 모두 대여되는 데는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TIGER 미국배당+7%는 완판에 완판을 거듭해서 TIGER 미국배당과 비슷한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TIGER 미국배당+3%의 인기도 상당했지만, TIGER 미국배당+7%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ACE, SOL, TIGER는 모두 월배당에 펀드 보수를 0.01%로 낮추었고, 시가 총액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최근 추세로만 본다면 기울기가 가장 큰 TIGER, ACE, SOL 순으로 인기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KODEX 미국배당+10%는 2024년 5월에 250억원의 시가 총액으로 시작해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일 시가 총액 구간에서 SOL 미국배당과 TIGER 미국배당+7%에 비해 성장률이 낮기 때문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배당을 출시하게 배경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KODEX 미국배당+10%로는 TIGER 미국배당+7%를 상대하기 버거우니, KODEX 미국배당으로 ACE, SOL, TIGER를 견제해 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성공할까?
KODEX 미국배당은 타 상품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습니다. ACE, SOL, TIGER 모두 펀드 보수가 0.01%로 업계 최저이기 때문입니다. KODEX 미국배당이 0.0099%라는 수치를 내세우지만 0.01%와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KODEX 미국배당의 전략은 과거 SOL 미국배당이 시장이 진입했을 때, 월배당을 내세워서 톡톡히 효과를 본 것처럼, 월말이 아닌 월중으로 분배 기준일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분배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동일한 금액이라도 한 달에 한 번보다는 한 달에 두 번 나누어 받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라 본 것입니다.
이 전략은 시장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존 상품의 보완적인 위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ACE, SOL, TIGER로 월말에 분배금을 받는 투자자에게, 일부 투자금으로 KODEX 미국배당을 매수하면 월중에도 분배금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전략은 효과가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따지고 보면 동일한 분배금을 받지만, 분배금을 받는 횟수는 늘어나기에 별다른 추가 비용 없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분배금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경우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운용하는 3종의 ETF 중에서 시가 총액이 가장 낮은 TIGER 미국배당+3%의 분배 기준일을 월중으로 옮겨서 맞대응하려고 합니다. 이 역시 합리적인 전략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며
삼성자산운용이 2024년 8월 13일에 상장하려고 하는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이하 KODEX 미국배당)의 출시 배경을 추정해 보았습니다. 기존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의 성과가 좋기는 했지만, 기대보다는 낮았던 것이 주된 이유로 보입니다.
KODEX 미국배당은 분배 기준일을 월중으로 설정함으로써, 경쟁을 피하고 보조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가진 듯 보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의 분배 기준일을 월중으로 옮겨 맞대응하려고 합니다.
분배 기준일이 월중인 두 상품이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 어떻게 될까요? 일부 시가 총액이 작은 배당/고배당 ETF도 분배 기준일 변경을 고려하게 될 듯합니다.
분배 기준일을 변경할만한 ETF가 없는 자산운용사는 월 2회 분배를 고민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체재(월중 분배 ETF는 대체재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에 의해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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