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내가 손절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신고가에 매수하는 신고점씨)

오렌지사과키위 2025. 3. 11. 15:36

신고점씨는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면 매수하는 귀가 얇은 투자자입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 소위 말하는 포모(FOMO; fearing of missing out)에 못 이겨 성급하게 매수합니다. 본인만 뒤처지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지만,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오르는 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매수합니다.

최고봉씨와 마찬가지로 신고점씨도 평행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심약한 최고봉씨가 있듯, 심약한 신고점씨도 있습니다. 대범한 최고봉씨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대범한 신고점씨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신고점씨가 신고점에 투자한 후 일정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고 손절한다고 하겠습니다. 신고점씨의 손절은 합리적일까요? 어떻게 보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주가가 과거보다 더 오른 시고가에서 매수했으니, 앞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거나 하락폭이 더 클 수 있으니까요.

신고점씨가 손절을 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동이었는지 과거 데이터 통계로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신고점씨의 매수와 손절

신고점씨도 최고봉씨와 마찬가지로 SPY(원화)에 투자합니다. 신고가를 기록하면 매수한다는 것만 다릅니다. 다음은 -10% 손실률이 발생하면 손절하는 신고점10의 매수와 손절 위치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초록색 점이 매수 지점이고, 빨간색 점이 손절 지점입니다. 참고: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은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 분석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제 글에서 소개하는 분석 방법들은 개별 종목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고점10의 매수와 손절

일부 구간을 확대해서 살펴봅니다.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였던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고점10의 매수와 손절 (2020년 1월 ~ 3월)

신고점10은 2020년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신고가가 발생할 때마다 매수할 수 있습니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된 큰 하락장에서 -10% 이상 평가 손실이 발생하였기에 손절을 합니다. 그래프에서 오렌지색 선은 신고점10의 매수 지점과 손절 지점을 연결한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 신고점10의 손절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손절 후 SPY(원화)의 주가는 이후 3월말까지 추가로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손절로 추가 손실을 방어한 듯합니다.

다음은 신고점씨가 매수 후 손절이 발생한 횟수입니다. 신고가를 기록하면 매수하는 신고점씨의 매수 빈도는 최고봉씨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손절 빈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5%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빈도는 83회로 지난 32년간 연 2.5회 정도의 빈도로 발생했습니다.

손절 수익률 빈도
-5% 258
-10% 130
-15% 83
-20% 39
-25% 20
-30% 4
-35% 2
-40% 1

신고점씨의 손절 후 반등 수익률

다음은 신고점씨가 손절한 후 최대 1년간의 반등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절 시점에는 계좌가 손실 상태이기에, 이후 반등하더라도 계좌는 여전히 손실 상태일 수 있습니다.

신고점씨가 손절한 후 반등 수익률

그래프에서 파란색 점선은 장기 시장 평균 수익률입니다. 발생 빈도가 높지 않았던 -30%, -35%, -40%를 손절 시점으로 하는 신고점30, 신고점35, 신고점40의 경우에도 지속 보유했다면, 장기 시장 평균 수익률 수준으로 반등했습니다.

이보다 조금 이르게 손절했고, 빈도도 높았던 나머지 경우에는 모두 시장 장기 평균 수익률보다 크게 반등했습니다. 특히 상단의 세 선으로 표시된 -15%, -20%, -25%와 같이 계좌 상 꽤 큰 손실이 발생했을 때 손절하는 것은 평균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았습니다.

매수 후 계좌에 -20% 내외의 손실이 발생하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손절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습니다. 신고가에 매수했기에 본인의 매수가 성급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계속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고점씨의 손절 후 누적 수익률

다음 그래프는 신고점씨가 매수 후 손절 시점부터 추적한 초기 투자금 대비 평균 수익률입니다.

신고점씨가 손절한 후 누적 수익률

초록색인 DD >= -10%는 신고점10이 신고점에서 SPY(원화)를 매수하고 계좌가 -10% 이상 손실이 발생했을 때를 기준으로, 손절하지 않고 지속 보유한 경우입니다. -10%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손절하므로 0개월 지점의 계좌 손실률은 평균 -10%를 살짝 넘었습니다. 이후 1년간 반등해서 계좌는 수익으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평균 수익률은 장기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높아졌습니다.

비슷한 현상이 -5% ~ -20%까지 발생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20% 정도까지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성급하게 손절하면, 오히려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많이 하락했을 때 손절했던 신고점25도 장기 시장 평균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년 후 평균적으로 원금을 회복하고 약간의 수익도 거두었습니다.

빈도가 높지 않아 통계적 유의성이 높지 않은 -30% ~ -40%의 경우에도 손절하고 예금으로 전환하는 것보다는 지속 보유하는 것이 더 나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 경우는 대략 10% 정도 계좌 손실률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손절한 SPY(원화)를 예금으로 전환하여 얻을 수 있는 예금 금리보다 높았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주가 지수가 신고점을 기록하면 투자자는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계속 오를 듯 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올랐기에 곧 크게 하락할 것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늦게라도 투자를 시작하지만, 하락장이 이어지면 본인의 선택이 성급했다고 탓합니다. 손실률이 커지면 손절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합니다.

장기 수익률이 우상향 하는 자산이라 믿는다면, 손절은 합리적인 선택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많은 경우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손실을 충분히 만회하는 경향이 있었고, 원금을 넘어서 수익이 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글: 내가 손절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아무 때나 매수하는 나항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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