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내가 손절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아무 때나 매수하는 나항상씨)

오렌지사과키위 2025. 3. 12. 18:04

신고가에 매수하는 나고점씨나 하락 직전 신고가에 매수하는 최고봉씨는 어떻게 보면 운이 나쁜 투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비쌀 때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고점씨와 최고봉씨 모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손절하는 것은 평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고: 순서대로 읽기를 권합니다.

일반 투자자는 최고봉씨와 나고점씨보다는 운이 좋을 것입니다. 주가가 신고가가 아닐 때에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항상씨는 이러한 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나항상씨는 주가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바로 매수합니다.

최고봉씨 그리고 신고점씨와 마찬가지로 평행세계에는 심약한 나항상씨도 있고 대범한 나항상씨도 있습니다. 나항상씨가 매수한 후 손실을 견디지 못해 손절하는 것은 얼마나 합리적인 행동이었을까요?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나항상씨의 매수와 손절 시점

나항상씨는 매일 매수할 수 있기에, 신고가에만 매수하는 신고점씨에 비해 매수와 손절 시점이 더 많습니다. 아래 그림은 같은 기간인 2020년 1월 ~ 3월에 신고점10과 나항상10의 매수와 손절 지점을 비교한 예입니다.

동일 기간 신고점10과 나항상10의 매수와 손절 시점

오른쪽의 나항상씨의 매수와 손절 지점 연결선은 최대 5거래일이 연이어 있습니다. 그 사이에 조금 비어 있는 구간은 비거래일입니다.

신고점씨와 나항상씨의 지난 약 32년간 손절 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 연재가 진행됨에 따라 데이터를 보는 기간이 조금씩 늘어나기에 이전 글과 통계량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절 기준 신고점씨 나항상씨
-5% 265 4464
-10% 132 2891
-15% 85 2010
-20% 42 1471
-25% 21 1181
-30% 4 1080
-35% 2 859
-40% 1 346

신고점씨의 손절 빈도를 나항상씨와 비교하면 아주 작습니다. 신고점30이 -30% 이상의 손실에서 손절한 횟수는 다음 그림과 같이 4차례에 불과했습니다. 왼쪽은 전체 기간이고, 오른쪽은 1997년 ~ 2002년까지입니다.

신고점30의 매수와 손절

왜 이렇게 횟수가 적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1997년 12월 18일 제15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곧바로 IMF 구제 금융을 요청했습니다. 이 기간까지 환율이 급등하면서 SPY(원화)는 계속해서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에서 마지막 몇몇 신고가가 2002년 환율 하락과 닷컴 버블 붕괴로 SPY(원화)가 크게 하락할 때 -30% 이상의 손실률을 기록했던 것입니다.

나항상씨의 손절 후 수익률

신고점씨와 나항상씨의 손절 후 평균 반등 수익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고점씨와 나항상씨의 손절 후 평균 반등 수익률

뚜렷하게 높은 평균 반등 수익률을 보였던 신고점씨와는 달리, 나항상씨의 평균 반등 수익률은 시장 평균과 크게 차이나 보이지 않습니다. 나항상35와 나항상40은 큰 손실에서도 손절하지 않았다면, 시장 평균보다 크게 반등했겠지만, 나항상5와 나항상30은 시장 평균과 비슷했습니다. 나머지 나항상10 ~ 나항상25는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시장 평균보다는 저조했습니다.

손절 시점 이후 매수가 대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고점씨와 나항상씨의 손절 후 매수가 대비 수익률

왼쪽 신고점씨와 비교한다면, 나항상씨가 손절한 후 1년간 지속 보유했더라도 원금 회복을 기대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항상5는 원금을 회복하고 약간의 수익까지 났지만, 나머지 나항상씨들은 평균적으로 원금까지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더 긴 기간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손절 시점 이후 3년간입니다.

나항상씨의 손절 후 매수가 대비 수익률 (최대 3년)

어느 정도 회복을 하기는 했지만, 시장 평균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한 듯합니다. 손절하지 않고 3년을 계속 보유했지만, 나항상5, 나항상10, 나항상15를 제외한 나머지 나항상씨들의 계좌는 평균적으로 손실 상태였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나항상씨는 신고점씨와는 달리 매일 매수할 수 있습니다. 신고점씨는 신고가를 기록할 때에만 매수했습니다. SPY(원화)는 앞서 살펴본 1997년 한국 외환 위기 이후로 14년 정도의 긴 횡보 기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신고점씨는 매수하지 않았지만, 나항상씨는 매일 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의 평균 수익률이 나항상씨의 반등 수익률 평균을 낮춘 것입니다.

다음은 나항상씨의 매수 시점이 최근 20년 이내인 2005년부터의 데이터로만 그려본 것입니다.

나항상씨의 손절 후 매수가 대비 수익률 (최대 3년, 2005년 ~ )

이 기간 동안 -30% 이상 손실이 난 경우는 없었습니다. 나항상5 ~ 나항상25는 모두 1년 이내에 원금을 회복했습니다. 3년을 보면 시장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손실을 모두 회복하고도 20% ~ 40% 정도의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최근 전체 기간으로 봐도 그러하지만 특히 20년을 본다면, 나항상씨의 경우에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손절하는 것은 성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나항상씨는 언제나 주식을 매수할 수 있기에, 특정 조건에만 매수하는 최고봉씨나 신고점씨보다 반등 수익률이 낮았습니다. 두 사람과는 달리 나항상씨는 SPY(원화)의 긴 횡보 기간 동안에도 매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분석에서는 손절 시점을 기준으로 이후 수익률만 살펴보았습니다. 충분히 하락하지 않아 지속 보유하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나항상씨와 같이 주가 흐르을 보지 않고 매수하는 사람과 신고점씨와 같이 주가가 높아질 때 매수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투자는 하고 싶지만, 주가가 신고가를 계속 기록하고 있어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생각되어, 충분히 낮아졌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훨씬 유리했을까요? 아니면 신경 쓰지 않고 아무 때나 매수하는 것이 더 나았을까요? 참고: 이 연재는 결과를 미리 살펴보고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분석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저자도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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