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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23] 통계량을 예측으로 생각해도 될까? (통계량의 불확실성, 미국 장기 채권 ETF의 수익률 변화)

오렌지사과키위 2024. 11. 16. 14:08

과거 데이터로부터 도출한 통계량은 과거 데이터에 대한 요약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다는 과거 사실이지, 앞으로 그럴 거라는 미래 예측이 아닙니다. 어떤 통계량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을 잔뜩 사용하여 복잡하게 계산하고, 과거 데이터와도 잘 맞아떨어지니, 미래에 대한 예측값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통계량은 10년간 넥타이를 판매해 온 한 기업이, 지난 10년간 쌍(pair)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넥타이를 주문하는 고객의 성향이 변하지 않는다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의 쌍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파란색 땡땡이 넥타이와 빨간색 줄무늬 넥타이가 함께 잘 팔렸다면, 기업은 몇 가지 판매 촉진 방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두 상품은 함께 잘 팔리니, 묶어서 할인 세트를 만들어 보자. 둘 다 사고 싶지만, 하나만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둘 다 팔 수 있을 것이다.
  • 두 상품은 함께 잘 팔리니, 두 상품을 묶되 잘 안 팔리는 다른 상품 하나를 끼워서 할인 세트로 팔아보자. 하나를 할인해서 끼워주는 셈이니 세 개를 팔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구매 성향이 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10년간은 파란색과 빨간색 넥타이가 유행했지만, 앞으로의 10년은 초록색과 오렌지색이 유행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넥타이 사업을 해 온 기업이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넥타이 색상이 바뀌긴 하지만, 파란색과 빨간색은 유행을 덜 탄다는 것을 알면 어떻까요? 파란색과 빨간색 넥타이 생산량은 일정 이상으로 유지할 것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산의 수익률은 계속해서 변합니다. 한 때 수익률이 높았던 자산이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기간도 있고,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산의 수익률이 갑작스레 크게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높으면서 변동성을 낮출 수 있도록 분산 투자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투자자가 어떤 자산의 미래 가격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면, 해당 자산의 투자 비중을 적절한 수준으로 높이면 됩니다. 

넥타이 회사가 유행을 타지 않는 색상은 기본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한동안 유행할 색을 예상하여 추가 생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투자에서 통계량이 변하는 사례를 살펴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주식과 장기 채권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의 변화

주식과 장기 채권은 음의 상관성이 있음을 살펴본 바 있습니다.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와 미국 장기 국채 ETF인 TLT를 적절히 혼합하면, 수익률은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변동성을 조금 낮출 수 있습니다. 출처: [초급 19] 주식은 누구랑 궁합이 좋을까? (주식과도 섞어 보고, 채권과도 섞어 보자!)

SPY vs TLT

장기 투자자라면 기대 수익률이 높은 SPY에 100%로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투자 기간에 제약이 있고 위험을 조금 낮추고 싶은 투자자는 TLT를 일부 편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SPY에 현금을 혼합하는 것보다, SPY에 TLT를 혼합하면, 동일한 수준의 변동성으로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왼쪽 그래프는 SPY와 TLT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자세히 보면 2020년 이전까지는 두 자산의 수익률이 비슷했고, 음의 상관성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나신입씨가 2020년 초에 투자 결정을 한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SPY와 TLT의 수익률 (~ 2019년 12월 31일)SPY와 TLT의 수익률 (~ 2024년 11월 15일)
SPY와 TLT의 수익률

왼쪽은 2019년 12월 31일까지 오른쪽은 2024년 11월 15일까지의 수익률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두 자산의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SPY와 TLT의 관계 (~ 2019년 12월 31일)평균-분산 그래프에서 SPY와 TLT의 관계 (~ 2024년 11월 15일)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SPY와 TLT의 관계 변화

왼쪽은 17년 5개월치 데이터이고, 오른쪽은 22년 3개월치 데이터입니다. 대략 5년치 데이터가 추가됨에 따라 양상이 크게 변했습니다.

데이터 기간에 따른 개별 변화를 추적해 보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250거래일을 1년으로 가정하고, 지금까지, 1년전까지, 2년전까지 이렇게 과거로 거슬러가며 두 자산의 위치 변화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SPY와 TLT의 평균과 표준 편차의 변화
SPY와 TLT의 평균과 표준 편차의 변화

오른쪽 상단에 모여 있는 점들이 SPY의 변화이고, 아래에 모여 있는 점들이 TLT의 변화입니다. 큰 보라색 점은 최근이고, 작은 하늘색 점은 과거입니다. 가장 큰 보라색 점은 2024년 11월 15일까지의 데이터로, 가장 작은 하늘색 점은 2,500거래일(대략 10년)전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계산한 위치입니다.

화살표는 가장 작은 점(과거)에서 가장 큰 점(현재)까지의 위치 변화를 나타냅니다. 자산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가 지난 10년간의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SPY의 왼쪽 위로 이동했습니다. 수익률은 조금 증가하고 표준 편차는 조금 낮아졌습니다. 좀 더 투자하기 좋은 자산이 되었습니다. TLT는 우하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표준 편차가 증가하면서 수익률은 낮아졌습니다. 투자하기 조금 더 불리한 자산으로 바뀌었습니다.

통계량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자산의 평균 수익률과 변동성은 과거 데이터의 요약일 뿐입니다.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짐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긴 기간의 데이터로 분석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에 오래된 데이터로 인해 오차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대공황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경기에 큰 변동이 생기면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조절합니다. 기준 금리를 조절하여 경기 변동성을 낮추려는 것입니다. 기준 금리 변동은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각종 자산의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기준 금리의 변동 주기는 긴 편입니다. 2022년 이후 TLT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변동성이 증가했습니다. 그 이유의 하나는 초저금리가 지속되다 단기간에 기준 금리가 크게 인상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장기 채권의 수익률은 큰 타격을 받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주식도 큰 타격을 받을 듯 하지만, 낮은 기준 금리에서 탈출하는 것은 주식에 항상 불리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신호로도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 이러한 설명은 사후 분석이지 예측이 아닙니다. 참고: 기준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왜 떨어질까?

그렇다면 투자자는 통계량으로 주식과 장기 채권의 투자 비중을 결정할 수 없는 것일까요? 과거를 돌아보니 어느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이 최적이었다는 것이지, 미래의 최적 비중은 알 수 없습니다. 이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하는 것뿐입니다.

주식과 장기 채권의 수익률이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주식은 불확실한 미래 수익을, 채권은 확실한 미래 수익을 대표하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불확실한 미래 수익을 갖는 주식은 확실한 미래 수익을 가진 채권보다 장기 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 전체로 보면, 미래 예측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합니다. 하나를 팔아 다른 하나를 사게 됩니다. 그러니 두 자산의 수익률은 음의 상관성을 계속해서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며

통계량은 과거 데이터의 요약입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닙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데이터가 추가되면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지난 10년간 SPY와 TLT의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로 이러한 현상을 살펴보았습니다.

개별 자산의 평균 수익률과 변동성은 계속해서 변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그 변동 범위가 어느 정도 일정하거나, 자간간의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이를 파악하여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통계량은 자산 수익률과 변동성의 변동 범위와 자산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살펴보는 것입니다. 왜 그런 변동 범위와 자산 간의 관계가 나타났는지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설을 세워야 보다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럼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일까요? 지금까지 계속 살펴보았습니다. 주식은 한 국가의 경제력을 담당하는 기업에 대한 지분입니다. 정상적인 국가는 경제력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니 주식의 가치도 함께 커집니다.

주식은 높은 변동성을 가지지만, 장기 투자에 유리했던 자산이라는 점은 과거 데이터로 확인했으며, 그 이유는 큰 수의 법칙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글: [초급 24 - 마지막 편] 통계량의 큰 변동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환율의 반란)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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