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정북을 가리킨다는 북극성도 지구의 세차 운동으로 시간이 지나면 정북에서 벗어납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별 중에서 현시점에 정북에 가장 가까운 별이 북극성일 뿐입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다른 별이 북극성의 역할을 대신할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2000(A.D. 2,000년) 지점에 있는 별이 현재 북극성입니다. 2,000년이 더 지나면 +4000으로 표시된 11시 방향에 있는 별이 정북에 가깝게 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기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높을 거라 기대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정 국가의 주식이 장기 투자에 유리할 거라 믿고 투자하지만 향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자산 간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특정 두 자산의 수익률이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어 혼합하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고 확인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관성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중단기적으로 예상과 전혀 다른 관계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통계량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만일 변화가 발생한다면 원인은 무엇일 수 있고,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과거 데이터에서 그러한 변화가 관찰된 적이 있다면, 그 원인을 추정해서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한결 수월할 수 있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 주식과 환율의 관계
미국 주식과 환율은 강한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데이터 출처: [초급 21] 자산 배분에서 환율은 어떤 효과를 만들까? (한국인에게 해외 자산 투자가 필요한 이유)
왼쪽 그래프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와 환율의 1년(250거래일) 수익률의 변화입니다. SPY와 환율이 강한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처럼 SPY에 환노출(원화 가격)로 투자하면, 환율 효과로 환헤지(달러 가격)에 비해 변동성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환노출과 환헤지를 함께 나타내보면 정량적인 차이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환율 상승효과로 환헤지의 수익률은 조금 높아졌고, SPY와 환율의 음의 상관성으로 변동성은 상당히 감소했습니다.
나신입씨는 과거 데이터로 분석한 이 통계량을 보고 SPY에 환노출로 장기 투자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장기적으로 환율이 상승하지 않고 안정적이어서 장기 수익률이 동일하더라도, 환노출의 변동성이 더 낮기에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변동성이 낮으면 기대 수익률로 수렴하는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MTS를 실행해서 지금 막 매수 버튼을 누르려던 나신입씨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통계량은 200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1월 15일까지 약 21년간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도출한 것이다. 투자 결정에 참고하기에 충분히 긴 기간으로 생각되지만, 더 긴 기간의 데이터로 다시 확인해 보면 어떻까? 그렇다면 좀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환율의 반란
아래는 1988년 1월 4일부터 2024년 11월 15일까지 약 36년간의 S&P 500 TR(Total Return; 배당 재투자) 지수와 환율의 수익률입니다. 이전에 비해 약 15년치 데이터가 추가되었습니다.
왼쪽은 누적 수익률이고, 오른쪽은 1년 수익률입니다. 2,000년 이후로는 S&P 500과 환율 간의 음의 성관성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그 이전은 조금 애매합니다. 음의 상관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1997년 외환 위기와 2007 ~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환율이 급등했던 상황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S&P 500 지수에 대해 환노출 또는 환헤지로 투자했을 때의 누적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대처럼 환노출이 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신입씨는 조금 안심이 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로도 살펴봅니다.
나신입씨의 입에서 '어?'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앞서 본 그림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2003년도부터의 데이터에서는 환노출 > 환헤지의 우위 관계가 성립했습니다. 나신입씨는 그 결과를 보고 수익률은 비슷하지만, 변동성이 낮은 환노출로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환노출인 S&P500TR (KRW)의 평균 수익률이 더 높기는 하지만, 변동성도 더 높습니다. 은행 예금과의 기울기인 샤프 비율(Sharpe Ratio)로 보면 환헤지가 더 나은 투자상품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미국 주식과 환율의 상관성 변화
아래는 S&P 500과 환율의 상관 계수(correlation coefficient)의 변화를 그린 그래프입니다. 4년 수익률을 구하고 4년치씩 기간을 옮겨가며 계산한 피어슨 상관 계수입니다. 참고: 4년은 상관 계수의 변화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이기에 적절히 선택한 것입니다.
상관 계수는 두 변수의 방향과 상대적인 세기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계산하는 척도의 하나입니다. 항상 동일한 방향으로 같은 비율로 움직이면 1(100%)이 되고,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1(-100%)이 됩니다. 선형적으로 무관하게 움직이면 0(0%)이 됩니다.
전혀 다른 종류의 자산인데 수익률의 상관 계수가 50% 또는 -50% 정도가 되면, 강한 양(positive)의 또는 음(negative)의 상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승/하락 두 가지 경우만 있다면, 70% 일치/불일치하면 상관 계수는 40%(-40%)가 되고, 80% 일치/불일치하면 상관 계수는 60%(-60%)가 됩니다.
그래프에서 빨간색 영역은 S&P 500 지수와 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기간과 강도입니다. 파란색 영역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기간과 강도입니다.
2000년 중반부터 S&P 500 지수와 환율은 강한 음의 상관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S&P 500 지수가 상승하면 환율은 하락하고, S&P 500 지수가 하락하면 환율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입니다. SPY에 환노출로 투자하면, 환헤지로 투자하는 경우에 비해 변동성이 낮아지는 이유입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는 강한 양의 상관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S&P 500 지수와 환율은 함께 상승하거나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1997년 외환 위기 때문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마치 쌍봉낙타의 등처럼 2개의 봉우리가 있습니다. 첫 번째 봉우리는 외환 위기가 발생하면서 환율이 상승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두 번째 봉우리는 금융 위기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환율이 하락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금융 위기가 발생해서 진행되어 환율이 오르는 동안 S&P 500 지수도 올랐고, 금융 위기가 해소되면서 환율이 내리는 동안 S&P 500 지수가 내렸기에, S&P 500 지수와 환율이 강한 양의 상관성을 보인 것입니다.
투자자의 전략은?
나신입씨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21년치 데이터로는 환노출이 좋아 보이지만, 36년치 데이터로는 무엇이 더 좋다고 선뜻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간이 긴 36년치 데이터를 믿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S&P 500과 환율이 상승 또는 하락하는 각각의 상황이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이 끼칠지 추정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S&P 500 | 환율 | 환노출 vs 환헤지 |
상승 | 상승 | 환노출 우위, 환노출 변동성 증가 |
상승 | 하락 | 환헤지 우위, 환노출 변동성 감소 |
하락 | 상승 | 환노출 우위, 환노출 변동성 감소 |
하락 | 하락 | 환헤지 우위, 환노출 변동성 증가 |
서로 방향이 엇갈리는 2번째와 3번째의 (상승, 하락)과 (하락, 상승)은 각각 환헤지와 환노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자산의 변동성은 환노출이 낮기에 환노출이 다소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 500과 환율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서 변동성 일부가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상승, 상승)인 경우 환노출이 우위이지만, (하락, 하락)인 경우에는 환헤지가 우위입니다. 이 두 가지 경우에서 환노출은 환헤지보다 변동성이 더 높아집니다. 변동성이 낮고, 위험해 보이는 (하락, 하락) 상황에서 수익률이 덜 하락하는 환헤지가 좀 더 나아 보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환율이 왜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미국 또는 세계 전반과 비교해서 한국의 경기가 좋지 않거나 좋지 않을 거라 예상되면 환율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환율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한국 경제가 좋은 상황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환율이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가 전반이 상승하기에 바람직한 상황이 아닙니다.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거나 좋지 않은 가능성이 높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환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면, 금융 자산 이외의 인적 자산이나 부동산 자산에도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환율이 가장 높았던 1997년 외환 위기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당시 환율은 2배로 뛰었고, 코스피 주가는 1 / 4 토막이 되었으며, 믿었던 부동산도 -20% 정도 하락했습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월급은 동결되거나 삭감되었고, 심지어는 정리 해고나 희망퇴직이 실시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투자자가 피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위험입니다. 무슨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했을까요? 환노출로 미국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도 하락할 수 있지만 환율이 손실을 방어해 주거나 심지어는 환차익으로 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에게 (하락, 하락)은 큰 위험이 아닐 수 있습니다. 국내 경기가 좋아지고 있거나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기에 환율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습니다.
자영업을 하는 분이라면 이전보다 조금 더 잘 될 가능성이 높고, 직장인이라면 연봉 인상이나 승진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해 놓은 자산은 불어나고 있을 수 있으며, 운이 좋게 자기 집을 마련한 상황이라면 집값도 오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상승, 상승)에서 투자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하락, 하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보다 더 크거나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나신입씨는 더 큰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상승, 상승)에 유리한 환노출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믿는다면,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환헤지 상품을 편입하거나,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과도하게 높아진 환율은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고, 폭락한 원화 자산의 가격은 반등할 소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과거 데이터에서 도출한 통계량은 계속해서 변합니다. 과거의 경향이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거가 되는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통계량의 하나인 자산 간의 상관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기에 혼합하면 좀 더 안전하게 투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산 간 상관성은 상당히 오랜 기간 기대와는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래는 불확실하니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어떠한 이상 상황이 무슨 이유로 발생할 수 있고,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적절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주식과 환율은 강한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1997년 외환 위기 시기를 포함해서 분석해 보면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분석 기간에 따라 상관성이 거의 사라지거나 심지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관찰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적인 상황과 이례적인 상황을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황을 구분하고, 각 상황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기에는 통계적 분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경제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반 지식이 필요합니다. 환율과 금리가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도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율이 과하게 상승하면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에게 유리해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고, 물가가 크게 오르는 한국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영업자나 직장인이라면 안정적인 사업/근로 소득 확보에 애를 먹을 수 있습니다.
환율 급등은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되는 상황입니다. 금융 자산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산을 가능한 보존할 수 있도록 1차 구성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평상시 원화 자산보다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좀 더 적절한 이유입니다.
조금 더 생각한다면, 한국 경제가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장기적으로 성장하면서 안정적일 거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과하게 상승한 환율은 언젠가 적정 수준으로 되돌아 갈거라 볼 수 있습니다. 원화 자산도 마찬가지의 경로를 따를 것입니다. 장기적인 한국 경제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따라 과하게 하락한 원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
24편의 글을 통해 투자 성과 분석의 초급편을 연재하였습니다. 기초편이 장기 투자에 대한 설명이었다면, 초급편은 분산 투자에 대한 설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연재 | 투자 관점 | 변동성 관점 | 핵심 용어 | 수학적 배경 |
기초편 | 장기 투자 | 변동성 상쇄 (시간 사이) | 장기 수익률, 변동성 | 큰 수의 법칙 |
초급변 | 분산 투자 | 변동성 상쇄 (종목 사이) | 변동성 | 큰 수의 법칙 |
기초편과 초급편을 아우르는 수학적 배경은 모두 '큰 수의 법칙'이고, 핵심은 변동성 축소입니다. 장기 투자는 서로 다른 시간의 변동성을 상쇄하는 효과를 얻기 위함이고, 분산 투자는 서로 다른 종목의 변동성을 상쇄하는 효과를 얻기 위함입니다.
따지고 보면 결론은 하나입니다. "기대 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위험)이 낮은 포트폴리오로 장기 투자하자"입니다.
초급편에서는 통계학적 접근이 많았습니다. 통계학적 분석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자산들을 어떻게 조합했을 때, 기대 수익률이 높았고 변동성(위험)이 낮았는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통계학적 분석은 투자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지, 투자 판단을 내리는 기술이 아닙니다. 통계학적 분석 결과는 투자자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맞물려야 의미를 가집니다.
투자자의 미래 전망을 보다 확고하게 지지해 주거나,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상황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이 통계학적 분석의 목적이지, 투자자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북극성도 영원히 정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듯, 어느덧 초급편 연재도 마무리되었습니다. 가능한 쉽게 설명하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수식만 보면 갑자기 어려워지거나 어지러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수식(모델링)을 이용한 접근이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으로 접근한 이유는 일반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데이터를 들어 S&P 500 지수에 대한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 가능성이 점차 낮아졌으니, 장기 투자가 유리하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 가지 사례일 뿐입니다. 과거에 그러했다는 뜻이지, 앞으로도 그럴지 여전히 확신을 가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랬다는 사실만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수식으로 접근하면, 투자 기간에 따라 기대 수익률 대비 변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연하게 눈에 보이게 됩니다. S&P 500 지수가 아닌 다른 일반적인 국가의 주가 지수에도 적용이 가능할 거라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초급편에서 수식이 자주 등장한 이유는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의 효과를 일반화하여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기초편과 초급편은 본업에 집중하면서 투자에 쏟는 시간과 관심은 최소화하고 싶은 장기 투자자를 위한 연재입니다. 초급편 주제와 관련이 있지만, 연재의 흐름상 끼워넣기 애매했던 몇 편은 부록 형태로 추가할 생각입니다. 부록까지 마무리되면, 두 연재를 묶고 보완하여 책으로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급편 이후로 연재가 계속될지는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연재가 진행된다면, 퀀트 투자 방향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퀀트 투자라고 해서 퀀트 투자 전략 위주로 소개할 계획은 아닙니다. 투자 전략의 신뢰성을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비교 평가하는 방법이 주안점이 될 듯합니다.
기초편과 초급편에서는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가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수많은 투자 전략을 만들어서 비교해서 사용할 투자 전략을 선택합니다. 그러니 비교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연재가 투자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어지는 글: [초급 부록 A1]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편)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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