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ARKK는 왜 좋은 투자가 아니었나? #2 (위험 대비 수익률에 대한 이야기)

오렌지사과키위 2023. 3. 31. 10:59

이 글은 "ARKK는 왜 좋은 투자가 아니었나? (위험 대비 수익률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지난 글에서 2021년 말에 투자 결정을 내릴 때 ARKK가 왜 좋은 선택이 아니었는지 설명드렸습니다. 이를 요약하면

  • ARKK는 2021년 말 기준으로 SPY와 QQQ 대비 높은 연평균 복리 수익률(CAGR)을 보였다.
  • 해당 시점에 ARKK는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였다.
  • 해당 시점까지의 성과와 다소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낙폭을 고려한다면 ARKK는 좋은 투자 상품으로 보였다.
  • 하지만 이는 위험도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률만 단순 비교한 것이기에 적절한 판단이 아닐 수 있다.
  • 투자 효율 즉 위험 대비 투자 수익률을 고려하면 QQQ > SPY > ARKK 순이었다.
  • 표준 편차를 조절하여 위험도를 동일하게 맞추면, QQQ > SPY > ARKK 순으로 투자 성과가 좋았다.
  • 따라서 ARKK는 해당 시점에 좋은 투자 상품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전 글에서는 표준 편차가 가장 낮은 SPY를 기준으로 ARKK와 QQQ에 현금을 추가하여 위험도를 동일하게 맞추어서 비교하였습니다. 이러한 비교 방식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든 저렇든 투자 가능한 자산을 모두 ARKK에 투자했다면 결과적으로 ARKK의 투자 성과가 가장 좋았던 것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로 투자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위험도를 동일하게 맞추는 또 다른 방법 (레버리지)

투자 가능한 자산이 여럿 있고, 이들 자산에 대한 위험도를 신뢰성있게 추정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건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금융 공학자들이 현실에 맞는 확률적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장의 특성상 오차가 쉽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제임스 오언 웨더롤의 돈의 물리학이라는 책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기대 투자 성과를 비교하기 위해 위험도를 동일하게 맞추는 손쉬운 방법으로는 다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가장 낮은 위험도를 가진 자산과 위험도를 맞추기 위해 다른 자산에 현금성 자산을 혼합하는 방식 (이전 글)
  • 가장 높은 위험도를 가진 자산과 위험도를 맞추기 위해 다른 자산을 레버리지 하는 방식 (이번 글)

이 글에서는 두 번째인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자산을 레버리지하는 방법으로 SPY와 QQQ를 ARKK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이전 글에서 보여드린 ARKK, SPY, QQQ의 2021년 말까지의 투자 성과입니다. 

레버리지 ETF를 이용하여 위험도를 맞추는 방법

이 글에서 위험도 척도로 보는 표준 편차는 ARKK, SPY, QQQ의 경우 각각 30.42%, 14.28%, 16.66%입니다. ARKK의 위험도는 SPY 대비 2.13배이고, QQQ 대비로는 1.82배입니다. 따라서 SPY는 3배 레버리지인 UPRO를 이용하고, QQQ는 2배 레버리지인 QLD를 이용하면 아래와 같이 ARKK와 동일한 위험도를 맞출 수 있습니다.

  • SPY: UPRO 71% + CASHX 29% (71% = 2.13 / 3)
  • QQQ: QLD 91% + CASHX 9% (91% = 1.82 / 2)

QLD 91% + CASHX 9% 대신 QLD 82% + QQQ 18%로도 동일한 위험도를 맞출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고배율의 레버리지 ETF와 CASHX를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이렇게 레버리지 ETF를 이용하여 위험도를 맞추어 본 결과입니다. 표준 편차가 세 경우 모두 30% 초반이 되었습니다만, SPY와 QQQ를 레버리지 한 경우에는 예상보다 조금 더 높습니다. 이는 레버리지 ETF가 스왑 비중을 유지하는 등의 이유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에 기초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표준 편차를 조금 더 비슷한 수준으로 레버리지 ETF의 비중을 조금씩 졸여 보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조합을 사용하면 ARKK 수준의 표준 편차인 30.xx%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주먹구구식으로 조금씩 바꾸어가며 살펴보지만,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의 포트폴리오 최적화 기능을 이용하면 이를 보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사례는 아니지만 이 기능을 소개하는 포트폴리오 최적화로 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의 예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 활용)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SPY: UPRO 67% + CASHX 33%
  • QQQ: QLD 88% + CASHX 12%


표준 편차를 맞추고 보니 SPY의 경우 UPRO를 67% 보유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3배 레버리지인 UPRO 대신 2배 레버리지인 SSO를 써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SSO 95%와 UPRO 5%를 혼합하면 표준 편차가 30.32%가 되어 ARKK의 30.42%와 비슷해집니다. 아래는 이렇게 만든 포트폴리오의 투자 성과입니다.

 
세 포트폴리오의 표준 편차는 비슷해졌고, 투자 성과는 QQQ > ARKK = SPY 순으로 나옵니다. 즉, 이 시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린다면 ARKK 보다는 QLD + CASHX 혼합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설정 그 이후

결과론적이기에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위 세 포트폴리오가 이후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류의 분석은 결과에 끼워 맞추는 식의 해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과거 분석 결과에서 발견된 특성이 미래에도 유효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분석을 통해 조금은 더 나은 또는 조금은 덜 나쁜 선택을 할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습니다.

아래는 2021년 말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가정했을 때, 세 포트폴리오의 2023년 2월까지의 투자 성과입니다. 세 포트폴리오 모두 폭락 수준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세 포트폴리오의 특성과 다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시면 표준 편차는 세 포트폴리오 모두 45~49% 정도로 유사합니다. 이는 투자 성과에 관계없이 포트폴리오의 상대적 위험도는 여전히 비슷하게 유지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표준 편차로 봤을 때 입니다)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으로는 QQQ > ARKK = SPY 순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거라 기대했습니다. 이후 2년 2개월 동안은 SPY > QQQ > ARKK 순서의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당시에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한 QQQ를 선택했다면 최선은 아니더라도 중간은 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는 결과론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정리하며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위험도에 대한 분석은 투자에 있어 핵심이 되는 사항 중에 하나입니다. 이에 대한 개념을 숙지하셔서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두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 정보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도움이 되었다면, 이 글을 친구와 공유하는 건 어떻까요?

facebook twitter kakaoTalk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