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를 포함하여 공개된 펀드는 운용 방식과 구성 종목 및 비중을 공개해야 합니다. 특정한 주제(크게 보면 투자 철학)를 가진 펀드라면, 해당 주제에 부합하는 종목으로 펀드를 구성할 것입니다. 관심 있는 주제를 가진 펀드를 발견하였다면, 편입된 종목과 비중을 살펴봄으로써, 본인의 투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사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이하 ACE)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견고한 펀더멘탈, 장기 성장성을 갖추고 있으나 저평가된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며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를 비교지수로 하여 비교지수대비 초과성과를 목표로 하는 액티브 ETF입니다
패시브(passive) 펀드는 기초 지수를 두고 이를 추종합니다. 액티브(active) 펀드는 기초 지수 대신 비교 지수를 둡니다. 비교 지수는 액티브 펀드의 주제와 유사하지만, 액티브 펀드가 뛰어넘고자 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ACE의 비교 지수는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입니다. ACE는 공개된 지수 중에서 자신과 유사한 주제를 가진 지수를 골라 비교 지수로 두었을 것입니다.
투자자는 비교 지수를 파악함으로써 펀드의 주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펀드의 구성 종목과 비중을 시장 지수 및 비교 지수와 대조하면, 보다 깊게 분석할 가치가 높은 종목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의미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기간이나 분석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상장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글에서 제시하는 수익률을 포함한 각종 지표에 대한 신뢰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ACE는 주주환원과 가치라는 두 가지 요건을 만족하는 종목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주주환원
주주환원의 대표적인 방법이 배당입니다. 국내 고배당 종목을 편입한 ARIRANG 고배당주 ETF와 KODEX 200을 비교해 보면, 장기 투자율 측면에서 고배당주 ETF가 불리하지 않습니다. 참고: 국내 고배당 ETF의 종류와 성과 비교 및 개인적인 평가
2024년에 정부에서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ARIRANG 고배당주가 크게 상승한 부분을 제외하면 ARIRANG 고배당주와 KODEX 200의 장기 수익률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이익이 나면 재투자 또는 배당을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합리적으로 결정한다면, 무엇이 주주에게 더 유리한지 따져보게 됩니다.
시장 성장성이 충분하다면, 재투자하는 것이 주주에게 유리합니다. 반대로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 배당을 하는 것이 주주에게 유리합니다. 자사주 매입은 장기적으로 배당과 동일한 효과를 가집니다. 참고: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오를까? (주주환원: 재투자,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
고배당주는 경기 또는 금리가 변동하더라도, 기업의 미래 이익에는 영향이 덜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경기나 금리가 증시에 우호적인 경우, 고배당주는 시장 대비 주가 상승률이 낮을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보듯, 2019년 코로나 사태 후 증시가 크게 반등할 때 ARIRANG 고배당주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가치주
가치주(value stock)는 기업의 적정 가격보다 시장 가격이 더 낮은 주식을 말합니다. 적정 가격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보유 자산 위주로 평가하면 자산주 성격이 되고, 미래 수익을 중요시하면 성장주 성격이 됩니다.
지금은 적정 가격 대비 시장 가격이 저렴한 종목을 사서 미래에 적정 가격 대비 시장 가격이 비싸지면 파는 것이 가치투자(value investment)입니다. 가치투자를 하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적정 가격 산출 방식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TIGER 우량가치는 FnGuide 퀄리티 밸류 지수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TIGER 우량가치는 자산/시총, 매출/시총, 현금흐름/시총, 배당금/시총, 낮은 자기 자본 영업이익 변동률, 저변동성, 낮은 부채비율,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종목을 선정합니다.
종목 분석에 있어 좋아 보이는 모든 것을 고려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KODEX 200 대비 연 수익률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패시브 ETF라는 한계도 있겠지만, 몇몇 팩터(factor)가 과거에 유용했다고 미래에도 좋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참고: 그 많던 스마트 베타 ETF는 어디로 갔을까?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vs KODEX 200
아래는 ACE와 대표적인 시장 지수의 하나인 KOSPI 200을 추종하는 KODEX 200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ACE는 상장된 지 1년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성과가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지금까지는 KODEX 200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성과와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조금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종목 | CAGR | 편차 | 샤프 | MDD | AvDD |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 13.8% | 12.6% | 1.09 | -6.5% | -2.2% |
KODEX 200 | 13.9% | 16.1% | 0.86 | -12.6% | -3.2% |
연평균수익률인 CAGR은 비슷하지만, 위험도 지표인 표준편차와 MDD는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표준편차는 20% 정도 작고, MDD는 거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위험 대비 수익률 즉 투자 효율이라 할 수 있는 샤프 비율은 ACE가 27% 정도 높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ACE는 KODEX 200 수준의 수익률을 보다 안정적으로 올렸다는 뜻이 됩니다.
이렇게 보면 ACE는 상당히 괜찮은 상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ACE의 비교 대상을 잘못 선정했기 때문입니다.
ACE는 코스피 시장 내에서만 종목을 선정하지 않습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도 포함합니다. 최근까지 코스피 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의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그러므로 코스피 시장을 대표하는 KODEX 200과 비교하면 ACE의 성과는 과대 평가될 수 있습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vs KODEX KRX300
아래는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상위 300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KRX300을 ACE와 비교한 결과입니다. 출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vs KODEX KRX300
종목 | CAGR | 편차 | 샤프 | MDD | AvDD |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 13.8% | 12.6% | 1.09 | -6.5% | -2.2% |
KODEX 200 | 13.9% | 16.1% | 0.86 | -12.6% | -3.2% |
KODEX KRX300 | 16.1% | 15.9% | 1.01 | -13.7% | -3.3% |
ACE가 KODEX KRX300보다 수익률이 낮긴 하지만, 여전히 위험 대비 수익률은 더 높습니다. 특히 ACE의 MDD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낮습니다. (상장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총평하면, ACE는 주주환원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투자자가 분석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
ACE의 구성 종목과 비중을 살펴보기 전에, 비교 지수인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를 먼저 살펴봅니다. 아래는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의 종목 점수 계산 방법입니다.
가치 점수를 계산하기 위해 총 4가지 팩터를 사용합니다. 현재 가격 대비 가치를 추산하여야 하기 때문에, 모두 시가총액으로 나누어 계산합니다. 시가총액을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대개는 총발행주식수를 이용하여 시가총액을 계산합니다만, 합리적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표에서 배당금 팩터는 시가총액으로 나누었기에 배당률을 의미합니다. 시가총액을 계산하기 위해 총발행주식수를 사용하면, 자사주에도 배당이 가게 됩니다. 자사주에는 배당이 의미가 없기에, 배당률은 자사주 제외 발행주(outstanding share)수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참고: 100억원짜리 기업을 1조원으로 만드는 법 (자사주 매입과 시가총액, 그리고 제빵 오형제)
4가지 팩터는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to Book-value Ratio)이 낮고, 배당률이 높으며,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최근 2년 주가수익비율(PER; Price Earning Ratio)이 낮은 종목을 우선시합니다.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는 이 4가지 팩터를 종합하여 상위 500 종목을 동일가중방식으로 편입하는 지수입니다. 상당히 괜찮은 듯합니다만, TIGER 우량가치처럼 증시 상승기에는 시장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래는 ACE와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보라색이 ACE이며, 파란색이 비교 지수인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입니다.
비교 지수에 배당 재투자가 고려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상장 이후 ACE는 21.78% 수익률을 거둔데 비해, 비교 지수는 3.58% 수익률을 거두는데 그쳤습니다. ACE가 KODEX 200과는 유사한 수익률을, KODEX KRX300보다는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동안 비교 지수의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구성 종목과 비중
아래는 ACE의 상위 구성 종목과 비중을 KODEX KRX300과 비교한 것입니다. 가치투자를 하는 분들에게 꽤 익숙한 종목명을 여럿 찾을 수 있습니다.
종목 (FnGuide 포함여부) |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 KODEX KRX300 (비중 순위) |
세아제강지주 (Fn) | 8.82% | 0.03% (278) |
크레버스 (Fn) | 8.19% | - |
쿠쿠홀딩스 (Fn) | 6.97% | - |
영원무역홀딩스 (Fn) | 6.89% | - (KOSPI 200) |
SK가스 (Fn) | 5.63% | - |
영풍정밀 (Fn) | 4.17% | - |
광주신세계 (Fn) | 3.78% | - |
세아제강 (Fn) | 3.76% | - |
KSS해운 (Fn) | 3.41% | - |
KISCO홀딩스 (Fn) | 3.32% | - |
골프존 (Fn) | 2.97% | - |
더블유게임즈 (-) | 2.96% | - (KOSPI 200) |
나이스정보통신 (Fn) | 2.87% | - |
한화생명 (Fn) | 2.77% | 0.07% (164) |
NICE평가정보 (-) | 2.53% | - |
ACE의 상위 15개 종목 중에서 KRX 300 지수에 포함된 종목은 세아제강지주와 한화생명 두 종목뿐입니다. 두 종목도 KRX 300 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 시총이 작은 편입니다.
15 종목 중에서 비교 지수인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도 2개나 있습니다. 비교 지수 구성 종목이 총 499개이지만, ACE의 구성 종목은 총 35개 불과합니다.
ACE는 소수의 중소형주 종목에 집중하여 투자하는 ETF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은 동일한 주제로 종목을 선정하려는 투자자에게 상당히 유용합니다.
참고: 이 부분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국내장에서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CE는 높은 변동성을 내포할 수 있는 중소형주로 대형주보다 낮은 변동성을 만들었습니다. 종목 선정에 사용한 방법론이 상당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정리하며
전형적인 가치투자(투자자마다 가치에 대한 정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스타일의 액티브 ETF인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를 살펴보았습니다.
상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변동성을 고려하면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있는 KODEX KRX300에 비해 지금까지는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주제에 부합하는 소수의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ETF입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투자자에게는 분석할 가치가 있는 종목을 압축하여 제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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