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샤프 비율(Sharpe Ratio)은 투자할 자산을 선정하기 위해 자산을 비교하는 용도로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투자 기간이 길어들수록 위험이 낮아지는 효과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전 글: 투자 성과 분석의 초급 - 12. 다시 보자! 샤프 비율! (투자 기간과 투자 비중에 따른 기대 수익률과 불확실성을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 보자.)
위험은 투자 비중과 투자 기간에 따라 변할 수 있기에 하나의 수치로 고정하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투자 비중과 투자 기간 두 변수 모두 고정되어야 계산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2차원 평면상의 그래프는 이러한 제약이 다소 덜합니다. 투자 비중과 투자 기간의 변화에 따른 위험 정도를 선이나 도형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사다리꼴로 나타낸 위험
이전 글에서 살펴본 투자 기간에 따른 저변동 주식과 고변동 주식의 평균 수익률과 하위 10% 수익률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1년과 16년 투자에 대한 추정치입니다.
투자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저변동 주식과 고변동 주식의 평균 수익률은 변화가 없습니다. 표준 편차만 줄어들어 왼쪽으로 수평 이동합니다. 하위 10% 수익률은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 각 자산의 (기대 수익률, 0%) 점을 향하여 움직입니다.
끝까지 이동하면 삼각형이 될 것이고, 현실적인 투자 기간을 가정하면 옆으로 누운 사다리꼴 형태가 됩니다. 아래는 이를 그린 것입니다. 큰 사다리꼴은 고변동 주식을 나타내며, 작은 사다리꼴은 저변동 주식을 나타냅니다.
같은 색을 칠한 영역은 동일한 투자 기간의 구간입니다. 파란색은 1 ~ 4년 투자한 경우이며, 평균 수익률 이하부터 하위 10% 수익률까지 칠한 것입니다. 기대 수익률보다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대략 이 구간에 40% / 50% = 80% 확률로 들어갈 듯하다는 의미입니다. 위험이 위치한 대략적인 구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인 초록색 영역은 투자 기간이 9 ~ 16년입니다. 고변동 주식의 사다리꼴의 하부 영역 일부가 저변동 주식의 평균치 10%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고변동 주식의 성과가 저변동 주식의 성과보다 높을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16년 이상 투자하는 경우 고변동 주식의 사다리꼴은 아예 저변동 주식보다 위에 있습니다. 웬만하면 저변동 주식의 평균 수익률 이상을 얻을 거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름 쓸모 있어 보이긴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동일한 투자 기간에 대해 정렬되어 있지 않아서 두 그림을 왔다 갔다 하면서 비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봅니다.
투자 기간에 따른 평균과 위험 수익률의 변화 그래프
큰 수의 법칙 현상을 설명할 때처럼 x축을 투자 기간으로 놓고, 수익률을 그려봅니다. 평균 수익률과 하위 10% 수익률을 함께 나타냈습니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줄어드는 현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평균 이상의 수익률은 평균을 기준으로 선대칭을 이룹니다. 다른 자산과 비교도 용이합니다.
빨간 수평선은 은행 예금 금리 4%를 나타냅니다. 저변동 주식은 대략 5년간, 고변동 주식은 대략 6년간 투자하면 은행 예금보다 나을 확률이 90% 이상이 됩니다. 참고: 이는 역으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투자 기간이 짧으면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저변동 주식의 표준 편차는 10%이고, 고변동 주식의 표준 편차는 30%입니다. 변동성의 차이가 상당하지만, 7년이 지나면 하위 10% 순위의 수익률이 엇비슷해집니다. 장기 투자에서 변동성보다 기대 수익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변동 주식에 16년 정도 투자하면, 저변동 주식의 기대 수익률인 10%를 넘어갈 확률이 90% 이상이 됩니다. 충분히 오랜 기간 장기로 투자할 여건이 된다면, 변동성이 높더라도 기대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참고: 충분한 정확도로 기대 수익률을 추정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기대 수익률을 가지고 있다면, 변동성은 낮을수록 좋습니다. 동일한 기대 수익률이지만 수렴하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참고: 투자 성과 분석의 초급 - 7. 정규 분포에서 표준 편차가 변하면 장기 투자에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투자 기간에 따른 누적 수익률로도 그릴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는 볼 수 있지만, 상대 비교 용도로는 그다지 편리해 보이지 않습니다.
정리하며
투자 기간에 따른 위험의 변화를 표현하고 자산 간 위험을 비교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자산의 기대 수익률, 위험이라 생각하는 순위의 수익률, 그리고 벤치마크 수익률을 시간 그래프로 나타내는 것이 무난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누적 수익률보다는 평균 수익률로 나타내면 비교가 좀 더 용이합니다.
그렇다면 평균-분산 그래프의 주된 용도는 무엇일까요? 이미 살펴보았습니다. 위험 자산과 현금을 혼합했을 때, 기대 수익률과 변동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표현하기에 적절합니다.
꼭 현금과 혼합할 필요가 있을까요? 현금도 하나의 자산이니, 다른 자산과 혼합했을 때의 분산 투자 효과를 평균-분산 그래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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