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두 편의 글을 통해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에 비해 우위에 있지 않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커버드콜의 변동성은 기초 자산보다 낮아지긴 하지만, 수익률이 더 큰 비율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상품에 따라서는 커버드콜의 변동성 감소 효과가 환율에 의한 변동성 감소 효과와 중첩되어, 무의미한 수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커버드콜 ETF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 [초급 부록 A1]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편)
- [초급 부록 A2]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하는 3세대 커버드콜 지수편)
레버리지 ETF는 어떻까요? 레버리지 ETF는 기초 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변동성이 더 높아지지만, 기초 자산이 높은 수익률로 장기 우상향하면, 기초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주의: 레버리지 ETF의 특성과 위험을 자산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한 것이지, 레버리지 ETF 투자를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는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1배, 2배, 3배로 추종하는 6가지 대표적인 ETF 상품의 상장 후 누적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배당 재투자를 가정했으며,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수익률 변화를 간결하게 나타내기 위해 250거래일 이동 평균으로 표시했습니다. 미국 증시는 상당히 오랜 기간 우상향했기에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기초 자산보다 높았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장 나중에 상장된 TQQQ의 상장일을 시작으로 하는 공통 기간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각 자산의 1년 산술 평균 수익률과 표준 편차를 이용하여 평균-분산 그래프에 표시했습니다. 예금 이율을 0%로 가정한 샤프 비율(Sharpe Ratio)을 나타내는 점선도 함께 표시했습니다.
6개 ETF의 샤프 비율은 비슷합니다. 찬찬히 살펴보면 SPY > SSO > SPXL, QQQ > QLD > TQQQ 순으로 샤프 비율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증가 속도보다 수익률 증가 속도가 조금 느리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각종 비용 때문입니다.
미국 증시의 장기 활황에 힘입어 레버리지 ETF는 기초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은 것은 확실합니다. 기초 자산이 동일하기에 레버리지 ETF의 높은 수익률은 보다 큰 위험을 전제로 합니다. 얼마나 위험했던 것일까요?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산술 평균과 CAGR
기초편과 초급편에서는 설명과 이해의 편의를 위해 1년 산술 평균 수익률로 평균-분산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평균 수익률과 변동성이 크지 않거나, 차이가 큰 자산끼리 우위를 비교할 때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첫 투자 후 투자금 가감 없이 복리로 장기 투자하는 효과를 살펴보기에는 연평균 성장률(CAGR)이 보다 적절합니다. 산술 평균을 이용하면, 평균-분산 그래프에서 어떤 착시가 발생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봅니다.
아래는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과 2배 레버리지 ETF인 KODEX 레버리지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것입니다.
각 자산마다 2개의 점이 있습니다. 상단의 점은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을 이용한 경우이고, 하단의 점은 CAGR을 사용한 경우입니다. 편의상 표준 편차는 모두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의 표준 편차를 사용했습니다. 참고: 데이터나 목적에 따라 표준 편차 계산 방식도 바꾸어야 할 수 있습니다.
1년 산술 평균 수익률로 보면 KODEX 레버리지가 KODEX 200보다 높게 나옵니다. CAGR로 보면 그 반대가 됩니다. 분석 기간 동안 KOSPI 200 지수의 수익률이 높지 않았고, 변동성은 높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하나가 맞고 다른 하나는 틀린 것은 아닙니다. 투자 방식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산술 평균 수익률은 매년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는 경우입니다. 수익을 거두었다면, 다음 해에 수익을 제외하고 다시 투자하는 것이고, 손실이 발생했다면, 다음 해에 손실분을 보충해서 다시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단리로 투자했다면 KODEX 레버리지의 평균 수익률이 KODEX 200보다 높아집니다.
CAGR은 수익과 손실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계속 투자하는 경우입니다. 기초 자산(KODEX 200)의 수익률(5% 이하)이 충분히 높지 않았기에, KODEX 레버리지는 각종 비용으로 인해 기초 자산보다도 수익률이 낮아졌습니다.
이 주제는 다른 부록편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SPY vs SSO
레버리지 ETF 중에서 상장 기간이 가장 긴 상품은 S&P 500 지수의 2배 레버리지 상품인 SSO입니다. 아래는 SPY와 SSO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왼쪽은 SSO 상장 후 누적 수익률을 SPY와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최종적으로는 SSO의 누적 수익률이 높았지만, 세계 금융 위기 때 1 / 3 토막까지 났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은 SPY 대비 SSO의 상대 수익률입니다. SPY 대비 자산 가치가 절반 이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배 정도까지 올랐습니다.
SSO와 SPY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앞서 살펴본 KODEX 200과 KODEX 레버리지의 관계와 비슷한 현상이 관찰됩니다. SSO의 변동성은 SPY의 두 배 정도이지만, 산술 평균 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합니다. 점선으로 나타난 SPY (Mean)의 샤프 비율이 SSO (Mean)의 샤프 비율보다 큽니다. CAGR은 레버리지 배율이 증가할수록 산술 평균 수익률에서 더 많이 하락합니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지면 이 현상은 조금씩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2배 레버리지 ETF의 산술 평균 수익률과 CAGR 모두 기초 자산보다 높더라도, 3배, 4배 레버리지에서도 동일한 우위가 유지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레버리지 배율이 과하게 높아지면, 앞서 KODEX 레버리지처럼 CAGR이 먼저 기초 자산보다도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SSO의 위험 정도
SSO는 SPY보다 최종 수익률이 높았지만, 위험은 더 높았을 것입니다. 아래는 산술 평균 수익률로 추정해 본 SPY와 SSO의 투자 기간에 따른 위험입니다.
사선은 상위 90%(하위 10%) 순위에 해당되는 수익률입니다. SPY는 3.5년 정도, SSO는 5.5년 정도 투자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10% 이하로 낮아집니다. 8년 정도 투자하면 SPY와 SSO의 하위 10% 순위 수익률이 비슷해집니다.
SSO에 투자하면서 원금 손실에 민감하다면, 5 ~ 6년 이상, SPY보다 위험을 더 낮추고 싶다면, 8년 이상을 생각하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데이터로도 확인해 봅니다. 참고: 위의 그래프는 산술 평균 수익률을 사용한 것이고, 아래 그래프는 CAGR을 사용한 것입니다. 동일한 방식의 비교가 아니므로, 대략적인 경향을 살펴봅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10% 이하가 되는 투자 기간은 SPY의 경우 4년, SSO의 경우 6년입니다. 앞서 살펴본 모델에서 추정한 3.5년, 5.5년과 비슷합니다. SSO의 하위 10% 수익률이 SPY 하위 10% 수익률을 넘어서는 시점은 8년 정도로 역시 앞서 추정한 8년과 거의 같습니다.
모델의 추정 결과와 실제 데이터가 얼추 비슷한 것이 신기해 보이시나요? 이제라도 피타고라스 학파에 입문하시겠습니까? 그렇게 느끼면 안 됩니다.
통계량을 다루다 보면 이렇게 신비로운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앞뒤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해야 제대로 모델링하고 분석한 것입니다.
모델로 그린 그래프를 보여주고 해석을 한 후에, 실제 데이터와 맞춰 보았습니다. 사실은 거꾸로입니다. 실제 데이터를 이용하여 방금 전 그래프를 먼저 만들고, 그 그래프에서 통계량을 뽑은 후에, 다시 그린 그래프가 처음의 그래프입니다.
어떤 종목의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차트가 있습니다. 주된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선을 몇 개 긋습니다. 이제 주가 흐름과 방금 그은 선이 얼추 비슷합니다. 신기할까요?
데이터를 요약해서 실제 데이터와 부합하는 선을 그은 것이지, 선을 그었더니 실제 데이터가 따라와서 맞춰준 것이 아닙니다.
통계량은 데이터를 요약한 것입니다. 요약한 통계량을 이용하여 앞의 그래프를 그린 것입니다. 그러니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잘 맞지 않으면 모델이 적절하지 않거나 어디선가 잘못 계산한 것입니다.
정리하며
레버리지 ETF는 기초 자산보다 높은 변동성을 가집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자산의 수익률 형태에 따라 기초 자산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 투자했음에도 기초 자산보다 낮은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KOSPI 200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의 경우, 장기 복리 투자 시 기초 자산보다 위험은 높고 수익률은 낮았습니다.
장기간 우상향해온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레버리지 ETF의 경우, 지금까지는 기초 자산보다 변동성과 수익률 모두 높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투자 결정에 참고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그랬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레버리지 ETF의 장기 수익률이 기초 자산보다 높을 거라 기대하더라도,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기초 자산으로 예상하는 수준(예를 들어 원금 보존)의 위험에 도달하기까지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글: [초급 부록 B1]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CAGR) - 단리 투자와 복리 투자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중급 1] 우연이란 무엇일까? 놀라움의 정도는 계산 가능한 것일까? (아프리카에서 샤샤먼씨를 만난 나신입씨)
- [초급 부록 A2]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하는 3세대 커버드콜 지수편)
- [초급 부록 A1]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편)
- [초급 24 - 마지막 편] 통계량의 큰 변동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환율의 반란)
- [초급 23] 통계량을 예측으로 생각해도 될까? (통계량의 불확실성)
- 한국인도 ROC(Return of Capital)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당소득재분류에 따른 현지 배당세 환급 및 국내 배당세 징수)
- S&P 500 국내 ETF는 무엇이 좋을까? (국내 상장 ETF 9종 비교와 분석)
- QQQ5(QQQ 5배 레버리지)는 1년간 얼마나 녹았을까?
- 해외 ETF는 세금이 어떻게 부과될까?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
- 외화 RP는 위험한가? (증권사가 RP를 운용하는 방법)
'주식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급 부록 B4] 다시 보는 KODEX 200과 SPY (평균-분산 그래프에서는 어느 자산이 투자에 유리했을까?) (1) | 2024.11.27 |
---|---|
[초급 부록 B3] 환율의 변동성 상쇄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장기 채권 ETF나 금보다 높을까? 한국인에게 적절한 포트폴리오는 무엇일까?) (0) | 2024.11.23 |
[초급 부록 B2]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변동성은 어떻게 될까? (적립식이 거치식보다 변동성이 높다고?) (0) | 2024.11.22 |
[초급 부록 B1]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CAGR) - 단리 투자와 복리 투자 (0) | 2024.11.21 |
[중급 1] 우연이란 무엇일까? 놀라움의 정도는 계산 가능한 것일까? (아프리카에서 샤샤먼씨를 만난 나신입씨) (0) | 2024.11.19 |
[초급 부록 A2]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초단기 콜옵션을 발행하는 3세대 커버드콜 지수편) (0) | 2024.11.18 |
[초급 부록 A1]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본주)보다 좋을까?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편) (0) | 2024.11.18 |
[초급 24 - 마지막 편] 통계량의 큰 변동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환율의 반란) (2) | 2024.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