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과 음의 상관성이 있거나 상관성이 낮은 대표적인 자산으로 미국 장기 채권(ETF), 금(Gold), 그리고 환율이 있습니다. 세 자산 모두 주식과 혼합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각 자산의 변동성 상쇄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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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하는 자산의 종류와 혼합 비중에 따라 포트폴리오 특성은 달라집니다. 변동성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 수익률도 영향을 받습니다. 평균 수익률은 주식이 가장 높기에, 장기 채권이나 금을 혼합하면 주식보다 평균 수익률이 낮아지게 됩니다.
하나의 수치로 명확하게 나타내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어떻게 분석해 볼 수 있는 살펴봅니다.
주의: 자산의 평균 수익률과 자산 간 상관성은 분석 데이터 기간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04년 11월 18일부터 2024년 11월 22일까지 약 20년간의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의 데이터이기에 신뢰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산의 특성은 이보다 더 긴 기간에 걸쳐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최근 20년간 경향이 이러했다는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환율이 미국 주식의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
아래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에 미국 장기 채권 ETF인 TLT와 금 실물 ETF인 GLD를 혼합한 포트폴리오를 평균-분산 그래프에 나타낸 그림입니다. 참고: [초급 22] 포트폴리오 최적화란? (세 가지 이상의 자산을 섞으면? 점 + 점 = 선, 점 + 선 = 면)
환율의 변동성 감소 효과는 위의 그래프 하나로 대부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 표시된 SPY, TLT, GLD는 모두 달러화 기준입니다. 미국인이라면 달러로, 한국인이라면 환헤지로 투자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SPY + TLT로 만들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위아래가 넓은 밤색 곡선 위에 있습니다. SPY + GLD로 만들 수 있는 모든 포트폴리오는 위아래가 좁은 핑크색 곡선 위에 있습니다.
분석 기간 동안 GLD의 평균 수익률이 TLT보다 높았기에, 핑크색 곡선이 밤색 곡선보다 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SPY에 대한 변동성 감소 효과는 TLT가 더 높았습니다. 밤색 곡선이 핑크색 곡선보다 왼쪽으로 더 많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SPY와 혼합할 때, TLT와 GLD 중에서 어느 하나가 항상 더 우위에 있지 못합니다. SPY, TLT, GLD를 혼합한 초록색 그물은 핑크색 곡선과 밤색 곡선을 포함하면서 조금 더 변동성이 낮은 왼쪽 방향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그림에서 상단 빨간색 점은 환노출 SPY입니다. 파란색 점으로 표시된 환헤지 SPY와 비교하면, 장기적인 환율 상승으로 평균 수익률은 조금 높아졌고, 환율의 변동성 상쇄 효과로 변동성은 낮아졌습니다.
이제 초록색 그물과 환노출 SPY를 비교하면 됩니다. 환노출 SPY가 그물 위에 있기는 하지만, 그물로 표시된 혼합 포트폴리오의 중 일부는 환노출 SPY보다 변동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점 하나와 그물의 위치만으로는 우위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왼쪽 아래에 연 2% 고정 금리를 주는 원화 예금에 해당되는 보라색 점이 있습니다. 예금 비중에 따라 환노출 SPY로 만들 수 있는 예금 혼합 포트폴리오는 빨간색 점선이 됩니다.
초록색 그물에 포함된 어떤 SPY + TLT + GLD 혼합 포트폴리오(모두 환헤지입니다)도 왼쪽을 수평 이동하면, 빨간색 점선과 만나게 됩니다. SPY + TLT + GLD 혼합 포트폴리오와 평균 수익률이 동일하면서, 변동성은 더 낮은 포트폴리오를 환노출 SPY와 예금 혼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우위 관계가 성립합니다.
환노출 SPY + 원화 예금 > 환헤지 SPY + 환헤지 TLT + 환헤지 GLD
TLT, GLD는 비록 SPY와 낮은 상관성 또는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지만, 환율 효과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모두 환헤지인 경우입니다.
환율의 변동성 감소 효과가 높은 이유는, 환율이 SPY에 대해 큰 음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혼합할 때 추가 투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에 60%, 채권에 40% 이렇게 나누어서 투자할 필요 없이, 주식 전체를 환노출로 투자할 수 있기에 혼합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달러는 그 자체로 자산인 동시에 다른 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통화이기 때문입니다.
환노출 포트폴리오 vs 환헤지 포트폴리오
SPY, TLT, GLD 모두 환노출로 투자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는 세 자산 모두 환노출 또는 환헤지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초록색 그물은 앞서 본 세 자산 모두 환헤지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빨간색 그물은 세 자산 모두 환노출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빨간색 그물의 좌우 범위가 더 넓으면서 초록색 그물보다 위에 있습니다. 초록색 그물의 어떤 점에서도 위를 바라보면 빨간색 그물이 있습니다. 어떠한 환헤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든 우위에 있는 환노출 포트폴리오가 있는 것입니다.
환노출 포트폴리오 > 환헤지 포트폴리오
SPY의 경우 환율과 음의 상관성이 있기에 변동성이 낮아졌습니다. 왼쪽으로 이동했습니다. TLT와 GLD는 환율과 양의 상관성이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빨간색 그물이 초록색 그물보다 양옆으로 더 넓게 펼쳐진 이유입니다.
그래프에서 파란색 수평선은 환헤지 SPY의 평균 수익률입니다. 환노출 포트폴리오 중에서 이 점선과 가장 근접한 포트폴리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포트폴리오 | 평균 | 표준 편차 |
SPY (환헤지) | 13.3% | 17.6% |
SPY (환노출) | 13.9% | 12.3% |
환노출 포트폴리오 (SPY : TLT : GLD = 75 : 13 : 12) | 13.0% | 8.5% |
세 포트폴리오 모두 1년 평균 수익률은 비슷했지만, 변동성을 나타내는 표준 편차는 상당한 차이가 났습니다. 변동성은 환헤지 SPY > 환노출 SPY > 환노출 포트폴리오 순서로 낮아졌습니다.
SPY, TLT, GLD에 환노출로 75 : 13 : 12로 투자한 결과는 환헤지 SPY와 평균 수익률은 동일했지만, 표준 편차는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참고: 1년 산술 평균 수익률입니다. 복리 투자를 고려한 CAGR이 아닙니다.
동일한 평균 수익률에 표준 편차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장기 투자에 상당히 유리해집니다.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수익률은 동일할지라도 수렴하는 속도에 큰 차이가 나고 또는 위험 또는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참고: [초급 7] 정규 분포에서 표준 편차가 변하면 장기 투자에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정리하며
미국 주식에 대한 환율의 변동성 감소 효과는 미국 장기 채권이나 금보다 높습니다. 이 때문에 채권의 효과를 부분적으로 가지는 근로/사업 소득이 안정적이거나 부동산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는 미국 주식 이외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크게 높일 필요가 없습니다.
상당수의 자산 배분 투자 입문서(특히 번역서)는 주식과 채권을 6 : 4 비중으로 투자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 비중은 다른 소득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달러로 생활하는 미국인에게 적절한 비중일 수 있습니다. 참고: 한국인은 미국 장기 채권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자산 배분 전략과 효율적 투자선)
코로나 사태 직후까지는 미국 장기 채권의 수익률이 괜찮았기에, 주식과 장기 채권을 혼합하는 자산 배분 전략이 상당히 유용했습니다. 현재는 장기 채권의 평균 수익률이 상당히 낮아진 상태이며, 향후 금리 추이에 따라 다시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 [초급 23] 통계량을 예측으로 생각해도 될까? (통계량의 불확실성, 미국 장기 채권 ETF의 수익률 변화)
최근 20년간 데이터로 본다면, 한국인은 환노출로 미국 주식, 미국 장기 채권(ETF), 금에 6 : 1 : 1 정도로 투자하는 것이 무난했습니다. 미국인이 달러로 미국 주식에 100% 투자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절반 정도의 변동성으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계량은 과거 데이터에 대한 요약이지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닙니다. 다만 미래에도 갑작스레 그리고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 기대하는 통계량이라면, 이를 감안하여 투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이 글은 본래 계획에 없었습니다. 네이버 배당 투자자 모임 카페의 한 회원님이 환율이 미국 장기 채권을 대체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다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내친김에 한국인에게 적절해 보이는 환노출 포트폴리오도 함께 분석해 보았습니다. 해당 회원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어지는 글: [초급 부록 B4] 다시 보는 KODEX 200과 SPY (평균-분산 그래프에서는 어느 자산이 투자에 유리했을까?)
목차: [연재글 목차] 투자 성과 분석 (기초편, 초급편):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으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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