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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 - 버퍼 ETF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상품일까? (넌 좀 특이하구나?)

오렌지사과키위 2025. 3. 18. 17:48

삼성자산운용이 2025년 3월 25일 아시아 최초로 버퍼(buffer)형 ETF인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이하 KODEX)를 상장한다고 합니다. 버퍼형 ETF는 하락장에서 손실을 일부 제한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KODEX는 -10%까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상품입니다. 관련 기사: 삼성운용, 아시아 첫 '버퍼형 ETF' 출시…"美 하락장서 손실 완충" [연합뉴스]

금융 시장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간혹 있기는 하지만 희귀합니다. 그러니 하락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상승에 제한이 걸리게 됩니다. 버퍼 ETF는 파생 상품인 옵션(option)을 조합하여 설계하는데, 매수 매도한 옵션의 행사가에 의해 캡(cap)이라 불리는 최대 상승률이 옵션 매매 시점에 정해집니다.

버퍼 ETF는 대개 장기(KODEX의 경우 1년) 옵션을 이용합니다. 손실 제한 -10%는 개별 투자자가 매수하고 매도한 시점이 기준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상품에 관심 있으신 분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일단 저는 버퍼 상품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깊지 않고, 이 상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KODEX의 기초 지수가 S&P500 10% Buffered Index March Series(이하 버퍼 지수)인데, 지수 개발사인 S&P Global에서 최근 8년치 정도의 백테스트 데이터를 제공하기에 간단하게 분석해서 살펴봅니다. 참고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주의: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는 버퍼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passive) ETF가 아닙니다. 해당 지수를 비교 지수로 하는 액티브(active) ETF입니다. 비교 지수 대비 보다 높은 성과를 목표로 하지만, 그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글은 버퍼 지수를 패시브하게 운용한다는 가정하에 시장 지수와 비교합니다.

주의: 이 글은 특정 상품 또는 특정 전략에 대한 추천 의도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수치는 과거에 그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예상이 아닙니다. 분석 대상, 기간,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가공, 해석 단계에서 의도하지 않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설명은 편의상 현재형으로 기술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은 모두 과거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시장 지수와 버퍼 지수

다음은 S&P Global에서 살펴본 S&P 500 지수(이하 시장 지수)와 버퍼 지수의 비교 그래프입니다. 달러 기준이며 배당 재투자(TR; Total Return)를 가정하였습니다.

S&P 500과 버퍼 지수

하얀색 선이 버퍼 지수입니다. LD(Launch Date) 깃발은 버퍼 지수가 공식적으로 산정되기 시작한 시점이고, 그 이전 데이터는 지수 개발사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추정한 값입니다.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 버퍼 지수의 장기 성과는 분명히 시장 지수보다 낮았지만, 얼핏 봐도 꽤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투자자에 따라서는 고려해 볼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8년치 백테스트 데이터를 받아 그래프로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log scale)이며, 환율을 적용하였습니다.

S&P 500 (원화)와 버퍼 지수 (원화)

오렌지색의 버퍼 지수는 하락장에서 꽤 좋은 손실 방어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단기 폭락장에서 버퍼 지수의 하락폭은 시장 지수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이후 급등장에서 시장 지수와 격차가 벌어졌지만, 2022년도에는 차이가 조금 줄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상대 손익률 그래프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S&P 500 (원화)와 버퍼 지수 (원화)의 상대 손익률

정말 재미난 그림입니다. 2020년 3월 시장이 급락할 때 버퍼 지수의 손실률이 낮아 상대 손익률이 15%가량 급등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상승장에서 꾸준히 상대 성과가 낮았다가, 2022년도에는 어느 정도 만회를 했습니다. 2023년도에는 시장 지수와 비슷했습니다.

같은 또는 유사한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주식형(버퍼는 파생형입니다) ETF 간에 이런 관계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커버드콜은 하락장에 손실 방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커버드콜은 소소한 하락에 대한 약간의 손실 방어 효과가 있는 상품입니다. 코로나 사태 당시 커버드콜 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시장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에 투자하면서, 시장 지수보다 더 안전한 상품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버퍼는 다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다시피, 큰 하락장에서 분명한 손실 방어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평균-분산 그래프로 본 버퍼 지수

다음은 두 지수를 평균-분산(Mean-Variance) 그래프에 나타낸 그림입니다. 참고: 평균-분산(Mean-Variance) 그래프 해석 방법 및 주의 사항

S&P 500 (원화)와 버퍼 지수 (원화)의 평균 분산 그래프

y축은 수익 지표의 하나인 1년 산술 평균(arithmetic mean) 수익률이고, x축은 위험이라 할 수 있는 표준 편차(standard deviation)입니다. 처음에는 이 그래프를 보고 제가 잘못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꾸준히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하지 말라는 글을 쓰는 주된 근거의 하나는 이 평균-분산 그래프로 파악할 수 있는 자산 간 상대 위치입니다.

그림을 보면, 시장 지수와 예금을 잇는 파란색 점선이 있습니다. 일부 자금은 S&P 500(예를 들어 SPY)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은 2% 예금에 두는 포트폴리오들의 궤적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특별한 노력 없이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만 조절하면 만들 수 있는 포트폴리오들을 이은 선이 파란색 점선입니다.

대개의 주식형 투자 자산은 이 선(또는 이 선의 연장선)의 오른쪽에 위치합니다. 커버드콜도 예외가 아닙니다. 커버드콜을 살펴본 다음 두 글에서도 그런 현상을 보셨을 것입니다.

비교할 자산이 이 선보다 오른쪽에 있다면, 간단하게 말해 시장보다 못한 자산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에 적당한 비중으로 투자하면, 해당 자산보다 수익률은 더 높으면서 위험은 더 낮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에 장기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패시브 지수를 추종하거나 파생 상품 성격을 가진 상품이면서,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이 파란색 점선보다 확실하게 왼쪽에 위치하는 자산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 제가 살펴본 자산 중에서 시장보다 왼쪽에 위치했던 자산으로는 미국 배당성장주 ETF인 VIG가 있습니다. SPY와 VIG에 분산 투자했다면,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일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의 투자 목적에 따라서 투자를 고려할 가치가 있습니다. [자산 배분] SPY + VIG(미국 배당성장주 ETF) + 환율 (평균-분산 그래프 분석)

그런데 이 버퍼 지수는 파란색 점선 위에 있습니다. 그래프에도 나와 있다시피 S&P 500 지수(시장)에 66%를 투자하고, 나머지 34%는 2% 예금에 투자한 포트폴리오와 수익률 및 위험이 유사했습니다.

버퍼 지수가 시장보다 더 좋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장 수준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투자자에 따라서는 합리적인 선택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버퍼 지수는 좀 더 살펴볼 가치가 있다

이 글은 여기서 분석을 더 진행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다시 관심이 생기면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깊게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은 S&P Global에서 버퍼 지수와 시장 지수 데이터를 받아 직접 분석해 보시길 권합니다.

분석 방법은 제 책 <구글 시트로 시작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 오렌지사과의 불친절한 워크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해당 책에 분산 투자 효과를 추정하는 방법과 커버드콜과 기초자산을 사례로 비교하는 예제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를 응용하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왜 직접 해 보시라고 권해드리냐면, 이 버퍼 지수는 투자자에 따라서는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꽤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와 이에 대응하는 커버드콜 지수의 1년 수익률을 대상으로 피어슨 상관 계수를 계산해 보면 0.95 ~ 0.99가 나옵니다. 이 정도 수치면, 기초 자산과 커버드콜을 어떤 비중으로 혼합하더라도 분산 투자 효과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평균-분산 그래프에 두 자산을 혼합하면 직선에 가깝게 나타납니다. 다르게 말하면, 커버드콜은 파란 점선의 오른쪽에 있기에, 우위 관계가 성립하고, 그 우위 관계가 상당히 확고하며,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입니다.

시장 지수와 버퍼 지수의 상관계수는 0.60입니다. 동일한 국가의 같은 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다시 말씀드리지만, 버퍼는 파생형입니다) 상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니 시장 지수와 버퍼 지수에 분산 투자하면 분산 투자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에 따라서는 수익률을 조금 희생하고, 위험을 보다 많이 낮출 수 있기에,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며

삼성자산운용이 아시아 최초로 출시한다는 KODEX 미국 S&P500버퍼3월액티브를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기초 지수인 S&P500 10% Buffered Index March Series(이하 버퍼 지수)를 시장 지수인 S&P 500과 비교해 보면 독특한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버퍼 지수는 시장 지수가 크게 하락했을 때 손실 방어 효과가 상당하였습니다. 또한 시장 지수 수준으로 투자 효율(이 글에서 본 점선은 샤프 비율입니다)을 보여준 상당히 드문 사례였습니다. 여기에 시장 지수와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성이 발견됩니다. 투자자에 따라서는 분석을 통해 확신한 후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상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지수 개발사에서 제공하는 지수 데이터는 세금이나 수수료가 고려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인기 정도에 따라 시장에 영향을 주는 참여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에 따라서는 백테스트 결과보다 더 낮은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추가 분석: [자산 배분] S&P 500 지수 + 버퍼 지수 + 환율 (평균-분산 그래프 분석)

참고 도서: 이 글의 설명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구체적인 분석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두 책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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