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또는 리딩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고객(?)의 질문에 윽박지르듯이 반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반론을 제기하면, "그것도 모르십니까", "공부 좀 하세요", "당신은 리딩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정말 그 이유 때문일까요?
윽박지르면 무엇이 좋을까?
윽박지는 것은 다툼이 있을 때 우위에 서기 위한 행동입니다. 차량 접촉 사고가 발생하면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합리성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상대를 위축시켜 본인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게 만들기 유리합니다.
만일 이러한 대응에 기분이 상해서 리딩방을 빠져나가거나 관심을 거둔다면 잠재적인 반대자가 제거되어 커뮤니티를 나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지켜본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비슷한 질문이나 반론을 제기하는 것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리딩방에는 리딩하는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게 되고, 이들은 이제 알아서 이런 반대자가 나타나면 폄하하기 시작합니다. 본인들도 비슷한 의문이나 반론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이를 표현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본인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리딩하는 사람의 의견이 맞기 때문이라고 동조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는 리딩방을 운영하는데 아주 효율적입니다. 마치 군대와 같이 리딩하는 사람의 의견에 반대하지도 않고, 혹시나 리딩한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딩하는 사람이 말했듯, 충분히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제시한 가격 근방으로 적절히 분할매수와 분할매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리딩방에는 누군가 수익이 난 사람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자칭 타칭 슈퍼개미라는 사람도 이런 투로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나보다 투자 경험이 많고, 투자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기에, 이런 반응을 접하면 내가 모자라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는 권위(?) 있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리딩방은 이러한 사람의 습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장사입니다.
원숭이와 바나나 그리고 금기
심리학 실험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원숭이 5마리가 있습니다. 맛있는 바나나를 놓아둡니다. 당연히 이를 집으려는 원숭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때 실험자는 찬물을 끼얹습니다. 원숭이들은 깜짝 놀라 바나나를 손에서 놓게 됩니다.
이를 반복하면 어느 원숭이도 바나나를 집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바나나를 집는 순간 찬물을 뒤집어쓰게 된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는 것입니다.
원숭이를 한 마리 교체합니다. 이 원숭이는 찬물을 뒤집어쓴 경험이 없으니 바나나를 집으려고 합니다. 그럼 나머지 네 마리의 원숭이가 말립니다. 자칫 멋모르는 원숭이 때문에 자신들이 찬물을 뒤집어쓸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새로 들어온 원숭이는 바나나를 집으면 안 된다는 금기를 학습하게 됩니다.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원숭이를 교체해도 이러한 금기는 계속 유지됩니다. 어느 순간 모든 원숭이가 교체되고, 어느 원숭이도 찬물 세례를 받은 적이 없지만 바나나를 집으려는 원숭이는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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